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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020. [영화] 디태치먼트 - 연민의 냉정함에 대하여

raffier 2020. 4. 11. 23:25

 

 

 

디태치먼트. 2011년 (2014년 개봉)

새로운 학교에 배치된 교사 헨리. 1달간의 임시직 기간제 교사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유난히 문제아들만 모여있는 학교는 교사도 학생도 서로를 포기한 암담한 상황.

그러나 때로는 엄하고 때로는 부드러운 헨리의 모습에 학생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더 이상 학생들에게 애정을 주지 않으려한 헨리. 개인적 아픔과 교육의 공허함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 애드리언 브로디는 영화 '피아니스트' 이후 최고의 연기라고 극찬을 받은 영화이다.

 

※ 영화속 내용 스포가 있습니다. 

 

디태치먼트(Detachment) 는 사전적 정의로 무심함이다.

 

| '학교 이야기를 다루면서 무심함이라니.'

 

영화속 헨리라는 사람을 들여다 보면 마음이 아픈 사람이다.

어릴적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고

어머니 죽음과 연관된 치매를 앓고 있는 할아버지를 병간호 한다.

문제아들이 많은 학교의 기간제 교사로 일하면서 사건사고가 끊임이 없다.

 

그는 거리에 방황하는 윤락 미성년자를 자기의 집으로 들이며 보호해 준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학생의 작품을 이해하고 용기를 북돋아 준다.

 

윤리적 연민에서 그는 거리두기를 한다. 다가오면 멀어지고 원칙적인 면모를

보인다. 

 

공부하기 싫은 문제 학생에게 듣기 싫으면 수업에서 나가도 좋다고.

윤락미성년자를 계속 보호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임시보호소로 보낸다. 

가까이 다가오는 왕따 학생을 거리두기를 하며 멀어지게 놓아둔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만 잘 가르키면 되는 기간제 교사일 뿐이다.

책임을 지기에는 그의 삶은 고단하고 힘들다.

 


어태치먼트(attachment) 는 사전적 정의로 애착이다.  그는 가까워 짐에 두려움이 있다.

교사로서의 학업적 책임은 다하고 있지만.

진실한 문제에 대해서는 해결하지 못함의 근본을 고민하고 괴로워한다.

그리고 그것을 해결해 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하지만 현실의 벽 앞에서 매번 작아지는 자신을 돌아보곤 한다.

 

애드리언 브로디가 소설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마지막 텅빈 교실에서 흘러나온다. 

 

애드거 앨런 포의 '어셔가의 몰락'의 구절.

 

| '마침내 저녁 어스름이 나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울 때 애수에 잠긴듯한 어셔가가 멀리서 눈에 들어왔다.

|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눈에 얼핏 보았을 뿐인데도 견뎌내기 어려운 우울함이 내 영혼을 잠식하는 듯 느껴졌다.

| 나는 그 지역의 단순한 풍경을 둘러보았다. 성벽과 하얗게 죽어버린 나무 둥치와 저항할 수 없는 영혼의 짓누름을,

| 거기에는 영혼을 침잠시키고 마음을 병들게 하는 구역질 나는 마음의 냉정함이 있었다.'

 

연약해진 현실의 마음을 대변한다. 자신의 자리에 안주하고 현실에 울부짓는 두려움 속 평온하려는 사람들의 거짓된 모습에 그는 분노하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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